KBO 2차 드래프트 의무 등록 규정: '즉시 전력'을 강제하는 조항의 명과 암

2025 KBO 2차 드래프트로 새로운 팀을 찾은 9명의 선수들은 곧바로 **'의무 등록'**이라는 규정에 따라 팀 운영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KBO는 2차 드래프트의 취지를 살리고 지명 선수의 활용을 보장하기 위해 지명 구단에게 해당 선수를 일정 기간 1군 엔트리에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선수에게 기회를 보장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구단의 선수단 운영 유연성을 해친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의무 등록 규정의 핵심 내용과 목적

KBO 2차 드래프트 규정에 따르면, 선수를 지명한 구단은 해당 선수를 다음 시즌(2026시즌) 1군 엔트리에 일정 기간 등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기간은 **145일 이상**이며, 구단은 의무 등록 기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KBO로부터 벌금 등 행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규정의 주요 목적: 선수 보호와 기회 보장

의무 등록 규정의 가장 큰 목적은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한 선수들의 **경쟁력 있는 활용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2차 드래프트는 선수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려는 취지인데, 만약 구단이 보상금만 지불하고 선수를 2군에만 방치한다면 제도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입니다.

 

구단들은 의무적으로 선수를 1군 무대에 올려야 하므로, 지명 시 해당 선수를 즉시 전력감 또는 가까운 시일 내에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의무 등록 규정이 구단 운영에 미치는 영향

의무 등록 규정은 구단의 1군 엔트리 운영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번 2025 드래프트의 '패스' 사태에도 깊이 관여했습니다.

1. '패스'를 유도하는 요인

LG 트윈스처럼 뎁스가 두터운 구단이 지명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의무 등록 규정입니다. 1군 엔트리(28명)는 한정되어 있는데, 지명 선수가 기존의 1군 선수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경우, 그 선수를 의무적으로 1군에 등록해야 하는 것이 **팀의 최적 전력 가동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즉시 전력감으로 확신이 없는 한, 구단들은 의무 등록이라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지명을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2. 지명 선수의 유형 결정

의무 등록 규정 때문에 구단들은 리스크가 큰 유망주보다는 **검증된 베테랑**을 선호하게 됩니다. 베테랑은 당장의 1군 경기 출장이 가능하여 의무 등록 기간을 채우는 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2025 드래프트에서 안치홍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주요 지명 대상이 된 것도 이 규정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 유연성 확대

의무 등록 규정의 취지는 좋지만, 구단 운영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맞물려 드래프트 활성화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KBO는 제도의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구단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 **기간 조정:** 의무 등록 기간 145일을 단축하거나, 부상 등의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해당 기간을 유예하는 유연한 조항을 도입해야 합니다.
• **육성형 지명 허용:** 유망주를 지명할 경우 의무 등록 규정을 면제하거나 대폭 완화하는 **'육성형 지명 슬롯'**을 별도로 만들어, 구단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의무 등록 규정은 2차 드래프트의 성격과 방향을 규정하는 핵심 조항입니다. 2025년의 '패스 속출' 사태를 교훈 삼아, KBO는 이 규정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팀 운영의 효율성과 선수 기회 보장이라는 두 가치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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