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껏 내 돈 내고 가입했더니, 나중에 기초연금 깎는다고요? 더러워서 안 합니다." 최근 국민연금공단 지사 창구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고성입니다. 전업주부나 학생 등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님에도 노후 준비를 위해 자발적으로 가입했던 '임의 가입자'들이 뿔났습니다.
성실하게 납부한 대가가 기초연금 삭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배신감에 가입 탈퇴를 문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홧김에 결정하기에는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임의 가입 탈퇴의 조건과, 이것이 과연 기초연금 수급에 유리한 전략인지 냉정하게 따져보겠습니다.
배신감에 줄 잇는 탈퇴 문의, 현실은?
국민연금 연계 감액 제도가 널리 알려지면서, "차라리 내가 낸 돈 돌려받고 기초연금이나 전액 받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 가입 의무가 없는데도 자발적으로 가입한 분들의 박탈감이 큽니다.
하지만 감정적인 대응은 금물입니다. 국민연금은 시중의 어떤 금융 상품보다 수익비(낸 돈 대비 받는 돈)가 월등히 높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기초연금 10~20만 원 깎이는 게 아까워서, 죽을 때까지 나오는 국민연금이라는 황금거위를 배를 가르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탈퇴하고 싶어도 못 하는 '10년의 족쇄'
가장 중요한 점은 '마음대로 탈퇴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임의 가입자라 하더라도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이 10년(120개월)을 넘어가면, 수급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아 원칙적으로 탈퇴 및 일시금 환급이 불가능합니다.
이미 10년을 채우셨다면, 억울하더라도 연금으로 받으셔야 합니다. 반면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이라면 탈퇴가 가능하며, 그동안 낸 돈에 약간의 이자를 더해 일시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가입 기간이 얼마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일시금 환급 vs 평생 연금, 손익 계산
만약 10년 미만이라 탈퇴가 가능하다면,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합니다. 당장 목돈(반환일시금)을 쥐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부족한 기간을 채워(추납 등) 평생 연금을 만드는 게 좋을까요?
전문가들은 99% 후자를 권합니다. 일시금은 받아서 쓰면 사라지는 돈이지만, 연금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여 평생 나옵니다. 기대 수명이 90세, 100세로 늘어나는 시대에 종신 연금을 포기하는 것은 너무나 큰 리스크입니다. 기초연금 감액분을 고려하더라도 국민연금을 유지하는 것이 총수령액 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기초연금만 믿다가 노후 빈곤 빠진다
"국민연금 없애고 기초연금 받으면 되잖아?"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지금은 내가 수급 대상일지 몰라도, 나중에 자녀가 용돈을 많이 주거나, 집값이 오르거나, 금융 소득이 조금만 생겨도 탈락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국민연금은 내 재산이 수백억 원이어도 약속된 금액이 무조건 나옵니다. 불확실한 기초연금 하나만 믿고 확실한 국민연금 울타리를 걷어차는 것은 노후 안전망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탈퇴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
그래도 정 기초연금 감액이 싫다면, '탈퇴'보다는 '납입 중단'을 고려해보세요. 의무 가입자가 아니므로 언제든 납부를 멈출 수 있습니다.
10년을 채우지 않은 상태로 만 60세가 되면, 그동안 낸 돈을 이자와 함께 반환일시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즉, 지금 당장 해지하지 말고 60세까지 기다리며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 사이에 제도가 개선되어 감액이 폐지될 수도 있으니까요. 성급한 결정보다는 '옵션'을 열어두고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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