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 대해 1,6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 명령을 내리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습니다. 쿠팡이 자사 브랜드(PB) 상품을 검색 상단에 노출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리뷰를 작성했다는 혐의가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나 인상하면서, 동의 절차를 교묘하게 숨긴 '다크 패턴' 논란까지 불거졌죠. "내가 믿고 샀던 랭킹 1위 상품이 사실은 조작된 것이었다니"라는 배신감에, 많은 분들이 단순한 불매 운동을 넘어 법적인 대응 방법을 찾고 계십니다.
오늘은 개별 소비자가 거대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소송이나 분쟁 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두 가지를 자세히 안내해 드립니다.
대한민국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없다?
먼저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미국처럼 기업의 잘못에 대해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나, 한 명이 승소하면 전원에게 효력이 미치는 '집단소송제'가 한국에는 일반 소비 분야에 도입되어 있지 않습니다(증권 등 일부 분야 제외).
따라서 개인이 혼자서 쿠팡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변호사 비용 대비 실익이 매우 적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바로 '공동 소송 플랫폼'과 '집단 분쟁 조정'이라는 제도를 활용해 뭉쳐야 합니다.
방법 1: 법률 테크 플랫폼 '화난사람들' 활용하기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은 '화난사람들(Angry People)' 같은 온라인 공동소송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곳은 비슷한 피해를 입은 다수의 소비자를 모아 전문 변호사와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참여 절차
1.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화난사람들' 앱을 설치하거나 웹사이트에 접속합니다.
2. 검색창에 '쿠팡'을 검색하여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확인합니다. (예: 쿠팡 와우 멤버십 불공정 약관 심사 청구, 검색 조작 손해배상 등)
3. 프로젝트가 개설되어 있다면 [참여하기]를 누르고, 간단한 본인 인증과 피해 내용을 입력합니다.
4. 착수금(보통 몇만 원 수준)을 결제하면 전자 위임장이 작성되고, 이후 변호사가 대리하여 공정위 신고나 소송을 진행합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복잡한 법적 절차를 변호사가 대신해주고, 진행 상황을 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현재 모집 중인 프로젝트가 없다면 '알림 신청'을 해두세요. 공정위 의결서가 확정되는 시점에 맞춰 대규모 소송인단 모집이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방법 2: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 신청
소송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정부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집단분쟁조정'은 50명 이상의 소비자가 같은 피해를 입었을 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 중재안을 내놓는 제도입니다.
신청 대상 및 방법
주로 '와우 멤버십 중도 해지 시 환불 거부'나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구매 피해' 등이 대상이 됩니다.
1.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접속 후 [피해구제] > [집단분쟁조정] 메뉴를 확인합니다.
2. 소비자 단체(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등)가 모집 공고를 낼 때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3.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지며, 별도의 소송 비용 없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준비해야 할 증거 자료
소송이든 분쟁 조정이든 '증거'가 생명입니다. 지금 당장 참여하지 않더라도 다음 자료들은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멤버십 결제 내역: 기습 인상 전후의 결제 금액이 찍힌 카드 명세서나 쿠팡 앱 내역 캡처.
- 구매 이력: 알고리즘 조작 이슈가 된 PB 상품(탐사수, 곰곰 등)을 '랭킹순'을 보고 구매했다는 당시의 주문 내역.
- 상담 내역: 환불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고객센터 채팅 상담 내용 캡처.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 횡포를 견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깨어있는 소비자들의 연대입니다. '나 하나쯤이야'라고 넘기지 마시고, 위에서 소개한 플랫폼들을 주시하며 참여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