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날의 주인공은 수육, 잡내 없이 야들야들하게 삶는 인생 레시피
김장하는 날, 갓 버무린 김치와 함께 먹는 수육 한 점은 그 어떤 산해진미와도 바꿀 수 없는 맛입니다. 고된 노동의 피로를 싹 씻어주는 김장 수육, 기왕이면 전문점처럼 잡내 하나 없이 쫀득하고 부드럽게 삶아야겠죠? 고기 부위 선택부터 요즘 가장 핫한 '쌍화탕 수육'과 '무수분 수육' 비법까지, 김장 파티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육 마스터 가이드를 공개합니다.
수육용 돼지고기 부위 선택 가이드
수육 맛의 50%는 부위가 결정합니다. 취향에 따라 골라보세요.
- 삼겹살: 지방과 살코기의 조화가 완벽해 가장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호불호 없는 맛이지만, 가격이 비싸고 식으면 기름이 굳어 맛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목살: 지방이 적당하고 살코기의 풍미가 진합니다. 삼겹살보다 담백하면서도 퍽퍽하지 않아 수육용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 앞다리살(전지): 가성비 끝판왕입니다. 삼겹살의 절반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껍데기가 붙은 '미박 앞다리살'을 쓰면 쫀득한 식감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래 삶으면 퍽퍽해질 수 있으니 조리 시간에 유의하세요.
- 가브리살/항정살: 특수부위로 수육을 하면 쫄깃하고 사각거리는 독특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양은 적지만 특별한 맛을 원할 때 추천합니다.
초간단 비법: 쌍화탕 수육 & 맥주 수육
이것저것 향신 채소를 넣기 귀찮다면 편의점으로 달려가세요.
[쌍화탕 수육]
쌍화탕(또는 쌍화골드 등 드링크제) 2병이면 끝입니다. 냄비에 고기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쌍화탕 2병, 간장 반 컵을 넣고 끓입니다. 쌍화탕에 이미 감초, 당귀, 계피 등 한방 재료가 농축되어 있어 고기의 잡내를 완벽하게 잡고 먹음직스러운 갈색 빛깔을 입혀줍니다. 한방 족발 맛이 납니다.
[맥주 수육]
물 없이 맥주만 붓고 삶는 방법입니다. 맥주의 탄산과 알코올이 고기의 연육 작용을 돕고 잡내를 날려줍니다. 냄비에 고기를 넣고 맥주를 자작하게 부은 뒤 끓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육즙 폭발, 무수분(저수분) 수육 만드는 법
물을 넣고 삶으면 맛있는 고기 육즙이 국물로 다 빠져나갑니다. 채소의 수분만으로 찌듯이 삶는 '무수분 수육'은 고기의 맛과 향을 온전히 지키는 최고의 조리법입니다.
[준비물]
양파 2개, 대파 2대, 사과 1개, 통마늘, 통후추, 맛술(소주) 약간.
[조리 순서]
1. 두꺼운 바닥의 냄비(주물 냄비 추천)에 굵게 썬 양파와 대파, 사과를 냄비 바닥이 안 보일 정도로 가득 깔아줍니다.
2. 그 위에 된장을 살짝 바른 고기를 올립니다. (된장은 잡내 제거 및 간 맞추기용)
3. 통마늘과 월계수 잎을 올리고 맛술이나 소주를 소주잔으로 2잔 정도만 뿌려줍니다.
4.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50분~1시간 정도 익힙니다. 채소에서 물이 나와 타지 않고 찜처럼 익습니다.
5.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핏물이 나오지 않고 쑥 들어가면 완성입니다.
고기 써는 타이밍과 꿀팁
삶아진 고기를 바로 썰면 육즙이 주르륵 흘러나와 고기가 금방 마릅니다. 냄비에서 꺼낸 후 도마 위에서 5분~10분 정도 '레스팅(Resting)' 시간을 주세요. 육즙이 고기 전체로 퍼져 훨씬 촉촉합니다. 얇게 써는 것이 기술이며, 새우젓에 고춧가루, 청양고추, 참기름을 섞은 양념장을 곁들이면 금상첨화입니다. 김장 김치 쭉 찢어 고기 한 점 싸 먹는 그 맛, 놓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