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의 모든 종목이 엄숙하고 진지한 것만은 아닙니다.
스노보드 경기장을 보셨나요?
빵빵하게 터지는 비트감 넘치는 음악, 선수들의 자유분방한 옷차림,
성공하면 경쟁자끼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실패해도 웃어넘기는 쿨한 분위기.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젊고 뜨거운 에너지가 넘치는 곳, 바로 스노보드장입니다.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스노보드의 매력을 파헤쳐 봅니다.
경기복이야 사복이야? 힙합 스타일의 진화
쫄쫄이 유니폼을 입는 스피드스케이팅과 달리,
스노보드 선수들은 펑퍼짐한 오버핏 웨어를 입습니다.
이는 스노보드의 뿌리가 스트릿 문화와 스케이트보드에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밀라노 올림픽에서도 바지통이 넓은 '베기 팬츠' 스타일과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후드티 레이어드 룩이 대세를 이뤘습니다.
선수마다 각국의 국기를 형상화하면서도,
자신만의 핏(Fit)을 살려 스타일링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기능성 소재지만 디자인만큼은 홍대 거리에 나가도 손색없을 정도로 트렌디하죠.
"폼생폼사"라는 말처럼, 기술만큼이나 '간지(스타일)'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스노보더들의 철학입니다.
고글, 헬멧, 데크: 개성을 표현하는 캔버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개성이 없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고글과 헬멧, 그리고 보드 데크(판)는 선수들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도구입니다.
최가온 선수가 착용한 프레임리스 고글(테가 없는 고글)은 시야를 넓혀줄 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어 벌써 '품절 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보드 바닥(베이스)의 그래픽 디자인은 점프하여 공중에 떠 있을 때만 보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화려한 그래픽이나 의미 있는 문구를 새겨 넣어
자신의 비행을 더욱 돋보이게 만듭니다.
이어폰 속 플레이리스트와 리듬감
경기 시작 직전까지, 아니 경기 중에도 이어폰을 꽂고 있는 선수들을 볼 수 있습니다.
코치와 무전을 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입니다.
스노보드는 리듬감이 매우 중요한 운동입니다.
좋아하는 힙합이나 락 음악의 비트에 맞춰 심장 박동을 조절하고,
그 리듬에 몸을 맡겨 기술을 구사합니다.
이번 대회장에는 DJ 부스가 설치되어 관중석을 클럽처럼 만들기도 했는데요.
긴장감보다는 축제 같은 분위기를 즐기는 것,
이것이 스노보드가 전 세계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스키장으로 향하는 '보드 키즈' 열풍
최가온 선수의 금메달 이후 국내 스키장 풍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스키 대신 보드를 빌리는 10대들이 급증했고,
강습장에는 "하프파이프는 어디 있나요?"라고 묻는 초보자들도 늘었다고 합니다.
이번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여러분도 펑퍼짐한 보드복을 입고
설원 위의 힙스터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기술은 실패해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넘어져도 쿨하게 일어나는 태도,
그리고 눈밭을 즐기는 마음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