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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받으면 푼돈이지만, 참으면 목돈이 된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가 다가온 은퇴자들을 고민에 빠뜨리는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연기연금'입니다. 앞서 다루었던 '조기노령연금'이 손해를 감수하고 빨리 받는 것이라면, 연기연금은 수령을 늦추는 대신 이자를 쳐서 더 많이 받는 제도입니다.
100세 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해 연기를 선택하는 분들이 늘고 있지만, 무턱대고 연기했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연기연금의 화려한 수익률 뒤에 숨겨진 득과 실을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연금 재테크의 꽃, 연기연금이란 무엇인가
연기연금 제도는 국민연금 수급 요건을 충족한 사람이 희망하는 경우, 1회에 한하여 최대 5년 동안 연금 수령을 늦출 수 있는 제도입니다. 만 63세(2026년 기준 64세 상향 예정)부터 받을 수 있는 연금을 68세 혹은 69세까지 미루는 것입니다.
전액을 모두 연기할 수도 있고, 생활비가 조금 필요하다면 50%나 60% 등 일부 금액만 연기하는 '부분 연기'도 가능합니다.
이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은퇴 직후에도 소득이 있는 분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당장 생활비가 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연금을 일찍 받아 써버리기보다는, 국가가 보증하는 확실한 이율로 불려서 나중에 더 큰 금액을 받겠다는 전략적 선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연 7.2% 고금리? 숫자가 보여주는 마법
연기연금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가산율입니다. 연금 수령을 1개월 늦출 때마다 0.6%씩, 1년이면 7.2%씩 연금액이 늘어납니다. 최대 5년을 연기하면 무려 36%가 증액됩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확정 수익률 7.2%는 시중 은행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조건입니다.
예를 들어, 월 100만 원을 받을 예정인 A씨가 5년을 연기하면, 5년 뒤부터는 물가 상승률 반영분을 제외하고도 136만 원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 매년 오르는 물가 상승률까지 더해지면 실제 체감 인상 폭은 훨씬 큽니다.
이렇게 늘어난 금액은 일시금이 아니라 평생 사망할 때까지 지급되므로, 오래 살수록 그 이득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장수 리스크'를 대비하는 가장 확실한 보험인 셈입니다.
재직자 감액을 피하는 최고의 회피 기동
단순히 돈을 불리는 것 외에도, 연기연금은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을 피하는 훌륭한 수단이 됩니다. 은퇴 후 재취업이나 사업 소득으로 인해 소득이 A값(전체 가입자 평균 소득)을 넘으면 연금이 최대 50%까지 깎이게 되는데, 연기 신청을 하면 이 기간 동안은 연금을 받지 않으므로 감액 자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즉, 소득이 있어 연금이 깎이는 5년 동안은 연금을 묵혀두고(연기), 소득 활동이 줄어드는 5년 뒤부터는 36% 더 많은 연금을 감액 없이 전액 수령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현재 일하고 있는 은퇴자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까운 전략으로 통합니다.
깎이면서 받을 바에는, 안 받고 키우는 것이 백번 낫기 때문입니다.
건강보험료 폭탄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연기연금의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건강보험료와 세금 문제입니다.
연금을 5년 뒤에 몰아서 받게 되면 월 수령액이 대폭 늘어나는데, 이때 연간 연금 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게 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될 수 있습니다.
매달 몇십만 원 더 받으려다, 매달 몇십만 원의 건보료를 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금 소득세 과세 대상 금액도 커지기 때문에 세금 부담도 늘어납니다.
따라서 연기 신청 전에 내가 나중에 받게 될 예상 연금액이 건보료 부과 기준(2,000만 원)을 넘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단순히 연금액만 볼 것이 아니라, 건보료와 세금을 뗀 '세후 실수령액'을 비교해야 정확한 손익 계산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나는 연기해야 할까? 결정 가이드
결론적으로 연기연금은 '건강하고, 당장 소득이 있으며, 장수할 자신이 있는' 분들에게 유리합니다. 통계적으로 연기연금의 손익분기점은 약 82세 전후로 봅니다.
82세 이상 생존한다면 연기하는 것이 총수령액 면에서 이득이고, 그전에 사망한다면 일찍 받는 것이 낫습니다.
본인의 건강 상태, 현재의 소득 유무, 그리고 배우자의 연금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건강이 좋지 않거나 당장 현금 흐름이 빡빡하다면 욕심부리지 않고 제때 받는 것이 맞습니다. 국
민연금공단 지사에 방문하면 '내 연금 연기 시 예상 수령액'과 '손익분기점'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으니, 상담 후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