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지만, 주말의 인파에 치이거나 땀 흘려 등산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완벽한 대안은 바로 '드라이브'입니다. 프라이빗한 차 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볼륨 높여 틀고, 창문을 살짝 내린 채 상쾌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기분. 창밖으로 영화처럼 스쳐 지나가는 단풍 터널은, 오직 드라이브만이 줄 수 있는 가을의 특권입니다.
북악스카이웨이: 서울을 발아래 둔 최고의 파노라마
서울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사계절 내내 사랑받지만 가을에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창의문(자하문)에서 시작해 북악산 능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약 10km의 이 길은, 한쪽으로는 붉게 물든 북악산의 단풍을, 다른 한쪽으로는 서울 도심(경복궁, 광화문 일대)의 전경을 발아래 두고 달리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 필수 정차 스팟: 중간에 위치한 '북악 팔각정'에 꼭 차를 세우세요. 팔각정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파노라마와 가을 산의 풍경은 그 자체로 감동입니다.
워커힐로 (아차산 자락): 붉은 아치형 단풍 터널
광진구 아차산 자락에 위치한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로 이어지는 '워커힐로'는 봄 벚꽃길로 유명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가을 단풍길을 최고로 꼽습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 양옆으로 수십 년 된 거대한 나무들이 가지를 뻗어, 붉고 노란 아치형 터널을 만듭니다. 이 터널 사이로 햇살이 부서져 내릴 때 천천히 차를 몰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임팩트가 강하며, 드라이브 후 호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남한산성 (경기도 광주): 성곽과 어우러진 장엄한 단풍
서울에서 30분~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경기도 광주의 남한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수도권 최고의 단풍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산성으로 올라가는 수 킬로미터의 구불구불한 도로 전체가 울창한 단풍나무로 뒤덮여 있어, 10월 말이면 산 전체가 불타오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합니다.
정상(로터리)에 주차한 뒤, 가을빛이 완연한 성곽을 따라 가볍게 산책하며 서울 동부와 경기도의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하는 것도 필수 코스입니다.
과천 서울대공원 외곽도로: 호수와 미술관, 숨겨진 힐링 코스
잘 알려지지 않은 '드라이브 꿀코스'입니다.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를 크게 한 바퀴 도는 이 외곽 순환 도로는 차량 통행이 매우 적어 한적합니다.
한쪽으로는 청계산의 울긋불긋한 단풍을, 다른 한쪽으로는 거대한 서울대공원 호수(청계저수지)의 풍경을 끼고 달립니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단풍이 매우 아름다우니, 드라이브와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는 코스로도 완벽합니다.
[단풍 드라이브 꿀팁]
1. 정체는 피하세요: 북악스카이웨이나 남한산성 같은 유명 코스는 주말 오후에 최악의 정체를 빚습니다. 드라이브의 쾌적함을 즐기려면, 평일이나 주말 이른 아침(오전 9시 이전)에 출발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2. 속도보단 감성: 단풍길은 빨리 달리기 위한 곳이 아닙니다. 속도를 충분히 줄이고(안전을 위해서도), 창문을 열어 가을의 공기와 소리, 냄새를 함께 즐기며 '느림의 미학'을 만끽하세요.
3. 나만의 BGM: 드라이브의 감성을 200% 끌어올릴 '가을 플레이리스트'를 미리 준비하는 센스를 잊지 마세요.
가을은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이번 주말, 답답한 도심을 잠시 벗어나 자동차라는 나만의 공간에서 오롯이 가을의 낭만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핸들만 잡으면, 그 어디든 당신만의 가을 명소가 될 것입니다.











